‘군용트럭’ 하면 느리고, 운전이 어려우며, 덥고 추웠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소대장 시절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을 위해 대대원 전체가 군용트럭 50대에 분승해 약 200㎞를 이동한 적이 있었다. 군용트럭들이 고속도로와 시내 한복판을 느리게 운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에게 불편함을 줬다. 운전병이나 탑승한 부대원들도 장거리 주행으로 피곤해했다. 우리 군은 이런 차량을 40년 넘게 운용해 왔는데, 노후화된 차체와 부품 단종 등으로 문제점이 발생하면서 군용트럭의 신규 개발이 절실해졌다.
이에 육군 전력지원체계사업단은 예산 106억 원을 투입, 2019년부터 5년간 연구해 ‘2.5톤과 5톤 표준차량 개발’에 성공했다. 앞으로 우리 군이 보유한 1만여 대의 군용트럭이 전면 교체되는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신형 트럭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 상용트럭 플랫폼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이다. 상용트럭의 우수한 성능에 군의 요구성능을 추가함으로써 최적화된 차량을 만든 것이다. 차량의 총중량은 3톤 가벼워진 반면 적재 능력은 2톤 증가했다. 항속거리는 1000㎞로 늘어나 장거리 주행 능력이 향상됐다. 적재함은 측면·후방까지 모두 개폐되고, 손잡이와 발판을 추가 설치해 병력 승하차와 화물 적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또 안전·편의성을 향상하기 위해 어라운드뷰, 블랙박스, 브레이크잠김방지장치(ABS), 휠미끄럼방지장치(ASR), 경사로밀림방지장치(EHS), 에어컨, 히터, 후방감지센서 등이 장착됐다. 특히 파워핸들과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장병들이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개발 여정은 쉽지 않았다. 전력지원체계 획득사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비와 양산비가 투입됐다. 미래 전력화 시점에 기술 진부화 상태가 되지 않도록 수많은 회의와 설계 수정으로 최신 기술을 장착했다. 또 혹한·혹서기를 포함한 16개월의 시험평가 기간에 196개의 항목을 평가하며 식별한 미흡사항을 모두 보완했다.
전력지원체계사업단은 각종 어려움에도 명품 장비를 만들어 내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 군사용 적합판정을 받음으로써 군 표준차량 개발에 성공했다.
그동안 육군의 전력지원체계 획득사업은 전투피복 및 장구류, 교육훈련 물품 등의 분야를 주로 담당했다. 하지만 이번 군용트럭 신규 개발로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전력지원체계사업단은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접목한 명품 첨단 전력지원체계 획득사업으로 디지털 강군을 육성하는 데 크게 기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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